2026년 11월 농본레터
기본사회와 국민주권, 읍면으로부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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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송전선로, AI 데이터센터, 산업폐기물 처리시설과 각종 발전시설 등 지역의 풍경과 삶의 터전을 바꾸어놓는 끝없는 개발사업. 농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문제들이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의 미래와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을 과연 누가 결정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농촌에서 추진되는 수많은 개발사업에 관한 결정은 대부분 지역 바깥에서 이루어지고, 그로 인한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이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국 농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의 밑바탕에는 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지역에 관한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자치'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오는 11월 28일, 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지역의 변화를 주민 스스로 만들어갈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다섯 번째 '전국 농촌읍면대회'가 곡성군에서 열립니다. 전국 농촌읍면대회는 읍면 활동가와 주민, 중간지원조직, 연구자들이 모여 읍면자치에 대한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지역에서 실천할 공동과제를 만들어가는 자리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기본사회와 국민주권, 읍면으로부터 시작'이라는 주제 아래 전남형 사회적농업의 방향과 읍면자치의 연계 가능성을 짚어보고, 토크쇼를 통해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에 가져온 변화와 의미를 나눕니다. 또한 농촌 에너지 문제, 농지관리, 주민자치회, 읍면재원, 작은학교 등 현 정부의 농촌 정책을 살펴보고, 지역의 실정에 맞는 실천 방향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농촌의 변화를 위한 지혜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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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활동을 비롯해 농본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슈들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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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 규정의 '5호 미만' 거주지역 주민을
제외한 시행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
농본레터 발송일인 오늘(11월 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와 경상북도 봉화군 주민 6명을 비롯해 농어촌파괴형풍력태양광반대전남연대회의, 전국200만농산촌살리기전국풍력주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그리고 공익법률센터 농본이 함께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정의 '5호 미만' 차별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지난해 9월 18일부터 시행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은 주택이 5호 미만인 지역을 태양광∙풍력발전시설의 이격거리 제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보호를 위해 마련한 조례마저 무력화했습니다. 집이 다섯 채 모여있으면 보호받고 네 채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거주하는 주민이 적다는 이유로 농촌 주민의 평등권과 환경권, 건강권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5호 미만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을 이격거리 보호에서 제외한 시행령 조항의 위헌성을 묻고, 농촌 주민 역시 동등한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자회견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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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農의 시선] 2026년 11월
"재생에너지인가, 농촌소멸에너지인가"
산업 성장의 광풍이 농촌을 집어삼킬 태세입니다. 지역을 산업 성장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초광역특구법은 농지를 마음대로 전용하고 농사에 쓸 물조차 앗아가는 초특급 농촌파괴법입니다. 그 이면에는 농촌은 산업 성장을 위한 재생에너지 생산기지이자 산업용지 배후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니 주택 5호 미만인 지역에는 재생에너지 이격거리조차 적용하지 않는다는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을 한 것입니다. 농민을 발전사업자로 만들면 농촌과 농업이 다시 살아날까요?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의 삶도 보호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재생에너지인지, 농촌소멸에너지인지 차분히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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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농민∙농업에 관한 읽을거리를 농본의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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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우리의 먹거리와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하지만 수출 중심의 통상정책 속에서 농업은 여전히 다른 산업의 성장을 위해 희생해도 되는 분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CPTPP) 가입 추진은 농산물 시장 개방을 더욱 확대해 그나마 남아있는 국내 영농 기반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을 지키고 농민이 정당하게 농사를 이어갈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업을 통상정책의 종속변수로 두는 관행에서 벗어나, 식량주권과 농민의 삶을 중심에 둔 농정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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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벼 농사는 기계화된 농업 방식에 적합하지 않아 못자리부터 모내기, 수확까지 대부분의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개량종에 비해 수확량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생산성을 중시하는 농업이 확산되면서, 토종벼는 농사 현장에서 점차 자취를 감췄는데요. 이런 가운데 사라져가는 토종벼를 살리고, 씨앗을 매개로 사람을 잇는 한 농부가 있습니다. 우보농장의 이근이 대표는 2011년 처음 토종벼를 심기 시작해 지금까지 450종에 이르는 품종을 복원하고, 그중 상당수를 실제 식탁에 오르는 쌀로 생산해왔습니다. 이 대표는 토종벼를 지키는 일이 특정 품종 하나를 알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품종에 담긴 지역의 역사와 농업문화를 함께 보존하고 이어가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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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바닷가 마을에는 한국에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귀환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번 돈으로 지어올린 저택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집을 지은 20~40대 청년들은 고향에 머물지 못하고 '돈 때문에' 다시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며 집을 짓고 가족의 생계를 꾸릴 돈을 모았지만, 귀국 후에는 그동안 쌓은 경력을 살릴 일자리도, 한국에서 받던 수준의 임금을 기대할 만한 일자리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노동 경험이 고향의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귀환노동자들은 다시 한국행을 꿈꾸고, 다음 세대 역시 같은 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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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무르익어가는 농촌 풍경과 농사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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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霜降과 입동入冬 사이.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문턱 사이. 서리가 내리고 단풍이 짙어지며 자연도 겨울에 들어설 준비를 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벼를 수확하느라 분주했던 논도 이제는 한숨 돌린 모습입니다. 다시 작물을 품을 날을 기다리는 질척한 흙과 말린 볏짚을 감싼 곤포 사일리지(일명 마시멜로우)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그렇게 한 계절이 건너갑니다. 비움의 11월을 맞아, 책 《정원가의 열두 달》의 '정원가의 11월'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을 골라 띄웁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감히 말하건대, 자연에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겨울잠에 든다는 표현도 사실 틀린 말이다. 그저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들어설 뿐. 생명이란 영원한 것. 섣불리 끝을 가늠하지 말고 인내하며 기다려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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