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폭염을 피해야 할 때, 농촌 주민들이 뜨거운 도로 위에 섰습니다. 용인반도체산단 재검토와 송전탑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답을 촉구하며 주민들이 7월 30일부터 8월 20일까지 전국 대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에는 치솟는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수십 년째 낮게 유지되는 농산물 가격 문제를 토로하기 위해 농민들이 서울 광화문 앞으로 모이기도 했습니다. 하루빨리 농촌 주민들의 숨통이 트이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8월 소식을 전합니다.
요즘 농본은
주요 활동을 비롯해 농본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슈들을 전합니다.
[농農익는 대화] 김춘식 | 용인반도체국가산단재검토요구모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라는 거대한 이름에 가려진 이야기"
반도체로 전국이 떠들썩한 요즘, 용인만큼 자주 언급된 지역이 있을까요? 용인과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쏟아지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농農익는 대화에서는 지금,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예정부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자유전 원칙을 헌법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사짓지 않는 사람이 농지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지가 사라지는 요인 중 농지 개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구매자가 당장 농지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농지를 소유하기 위해 농지를 임차하게 되어 소유자와 경작자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농지가 개발되면 임차농은 농지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농업적 농지 거래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브리핑에서는 충남 지역을 사례로 농지 거래 현황을 살펴보고 비농업적 농지 거래 문제를 진단해 보았습니다.
지난 7월 7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하는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팔수록 빚더미'라며 농민들이 실제 받게 되는 금액에 농산물을 판매한 것인데요. 전에 본 적 없는 숫자들이 우리 사회를 뒤엎는 동안, 농민은 수십 년간 같은 숫자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숫자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만나는 지방의원은 주민의 대표로서 동네 문제를 집행부에 전달하는 민원 창구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집행부의 실정을 감시하고 견제해 지방 재정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권한을 가지고 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세운 업체나 가족,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이권을 챙기기도 합니다. 어쩌면 농촌의 온갖 난개발 사업 뒤에는 이를 제대로 감시하기보다는 교묘하게 한몫 챙기려는 지방의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식투자는 국가가 허가한 도박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투자금 조달이라는 명목을 이유로 도박죄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의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몰리고, 막대한 영업실적이 발표되면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가 우리의 목숨줄이 걸린 미래인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그 목숨줄이 금융이나 일반 시민의 투자금보다는 비은행권 사모펀드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모펀드는 이익을 얻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떠나는 흡혈귀 같은데요. 생태적 한계를 넘어서는 메가프로젝트임에도 나라 전체를 실리콘밸리로 바꾸자는 우리 사회의 감수성이 더 위험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온 나라가 반도체, 로봇, 데이터센터로 들썩입니다. SK와 GS 그리고 네이버가 전국 곳곳에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합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와 물의 블랙홀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할 정도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편, 데이터센터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낮고, 대부분 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임대 산업에 불과해 산업적 부가가치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막대한 전력과 물 사용을 낳는 데이터센터 건설이라는 길을 우리보다 앞서 걸었던 아일랜드는 오늘날 국가적 문제 앞에 서있습니다. 아일랜드가 IT 강국이 되었을까요? 생태적 과부하로 지역과 농업을 위협할 데이터센터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뜨거움을 넘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드는 날씨입니다. 7월 말부터 8월 초에 해야 하는 참깨 수확은 그래서 매번 참 어려운 일입니다. 40도에 육박하는 날씨 속에서도 농민들은 참깨를 베고, 참깨를 묶어 세워 말려야 합니다. 농작물을 제때 심고, 돌보고, 거두어야 한다는 농민의 몸에 밴 습관이 이렇게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농민들을 논밭으로 나가게 합니다. 참기름을 살 때, 밥을 먹을 때, 복숭아를 고를 때 떠올리는 것이 가격이 아니라 이런 농민들의 모습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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