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단어는 '반도체' 혹은 'AI'인 것 같습니다. 저 단어들을 제외하면 마치 뉴스거리가 없는 것처럼, 진보와 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런 광풍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선봉을 내세워 우리 사회는 개발 혹은 발전을 추구해왔기 때문입니다. 기업가는 물론이고 언론과 정치인, 나아가 우리 사회가 개발만이 유일한 가치인 것처럼 '속도전'을 벌여온 결과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사이 농촌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번 7월 농본레터에서는 이러한 맹목적인 개발이 농촌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담았습니다. 오늘 전한 소식이 잠시라도 우리의 정신없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를 바라봅니다.
요즘 농본은
주요 활동을 비롯해 농본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슈들을 전합니다.
[한눈에 모아보는 농촌]
농지는 충분한가?
올해 2월, 대통령이 농지 투기 등 비농업적 농지 이용을 문제 제기하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농식품부가 1996년부터 취득한 농지(약 115만 ha, 남한 국토의 11.4%)를 대상으로 농지 전수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주요 조사 대상은 수도권 전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관외 거주자 소유 농지, 농업법인 및 외국인 소유 농지 등 투기 위험이 집중된 10대 위험군 농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농지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 농지는 충분할까요? '한눈에 모아보는 농촌' 4탄을 통해 농지 현황을 데이터로 살펴봅니다.
'농農의 시선'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안을 농촌의 시선으로 깊이 들여다봅니다. 2026년 7월에는 전국을 들썩이게 한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반도체 문제를 살펴봅니다. 소득의 양극화, 반도체 고점론과 슈퍼사이클의 안정성, SMR(소형모듈원전), 정치인들의 지역 유치 정쟁 등 관련하여 여러 논의가 있습니다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전기와 용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반도체 문제는 농촌의 문제가 됩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폭탄이 터지듯 쏟아지는 반도체 기사 속에서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우신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농촌 마을 곳곳에서는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역 발전'이라는 청사진 뒤에 숨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문제입니다. 충남 예산군 조곡리∙예림리 주민들이 마주했던 현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기업과 지자체는 '자원순환시설'이라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실체를 숨겼고,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의 주민들은 정보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행정의 반복된 외면 속에서도, 주민들은 어떻게 4년 3개월 만에 대기업의 사업 포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요? 이 귀한 승리가 그저 하나의 '예외'로 끝나지 않도록, 새로 당선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귀 기울여 할 목소리와 제도적 대안을 살펴봅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이라는 국가적 과제 속에서, 농촌은 또다시 일방적인 희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번에는 '육상풍력발전'입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풍력발전시설과 주거지 사이의 '이격거리' 규제를 일률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농촌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들이 지역 특성에 맞춰 독자적으로 세운 주민 보호 조례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새 시행령은 5호 미만의 소규모 가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격거리 규정조차 적용되지 않아 심각한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80-60-40', 이 희한한 숫자는 우리 밥상의 필수 양념 채소인 양파, 마늘, 건고추의 씁쓸한 자급률입니다. 이 작물들은 기계화가 어려워 특히 여성농민의 손을 많이 거치는 데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아서 생산량이 뒷받침되어야 소득이 올라오는 대표적인 '골병농사'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와 폭염 속에서 생산량이 줄어도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비상식적인 시장 구조 때문에 자급률이 매년 추락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이상으로 국가 안보에 직결된 먹거리 자급의 위기를 우리는 언제까지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에만 맡겨둘 수 있을까요?
한 달여 전 한 뼘 크기로 자란 작은 모를 심었던 논이 어느덧 빼곡히 초록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장마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담아본 풍경입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7월 초, 올해는 극한 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차츰 비의 계절이 잦아들고 나면 작은 더위 소서小暑를 지나 큰 더위 대서大暑를 거치며 순식간에 뜨거운 날들이 이어지겠지요. 무더운 여름 속에서 간간이 쉬어가며 무탈히 여름을 넘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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