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도 여러 일들로 분주했던 한 해였습니다. 2025년에는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연대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집담회, 집중학습회, 전국대회를 치르면서 농촌 지역에서 읍면자치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공유하고 알려나갔습니다.
농촌 지역을 괴롭히는 산업폐기물, 난개발,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도 계속해왔습니다. 작년 7월 송재봉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관련 법안은 그동안 농본과 주민대책위, 환경단체가 주장해왔던 내용을 온전하게 담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국회에서 피해증언대회를 열어 주민들의 생생한 얘기가 국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2025년에는 전남, 전북, 충청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초고압 송전선과 관련해서도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12월 전국 차원의 대책기구가 꾸려졌고 농본도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추진 중인 반도체 산단과 연관된 초고압 송전선인 만큼, 문제의 원인인 용인 반도체 산단에 대해서도 공론화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작년의 활동을 올해에도 이어나가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다른 한편 올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국가 차원의 변화도 만들어나가겠지만, 지역에서부터 바꿀 수 있는 조례∙정책들을 제안하고 실현해 나가는 활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2026년에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나가는 공익법률센터 농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하승수 드림
요즘 농본은
주요 활동을 비롯해 농본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슈들을 전합니다.
[농農익는 대화] 송윤섭 옥천군의회 의원 X 임해란 덕실마을 이장
"위기감이 아니라 자긍심을, 마을에서 시작한 안남의 자치"
지난 11월, 농본 사무국은 충남 옥천군 안남면으로 향했습니다. 옥천군 안남면 덕실마을이라는 작은 곳에서부터 주민들의 자치 활동을 일궈온 송윤섭 옥천군의회 의원, 임해란 덕실마을 이장을 만나기 위함이었는데요. 두 분을 동시에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서 글을 다듬고 갈무리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두 분과 함께했던 농農익는 대화를 통해 농촌 자치의 모습과 가능성을 탐색해봅니다.
2025년은 읍면자치로 시작해 읍면자치로 마무리되는 한 해였습니다. 읍면자치공동행동의 공동사무국으로 참여하면서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집담회'를 상반기에 두 차례 진행했고, 3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열린 집중학습회에서는 일본과 영국의 사례, 로컬주의 등을 심도 있게 학습했습니다. 6월부터는 읍면자치공동행동의 팟캐스트 '자분자분'을 제작하고, 하반기에는 '찾아가는 읍면자치 설명회'를 통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읍면자치의 필요성을 나누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난개발과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봉화, 김천, 울산, 충남, 용인 등 전국 각지의 산업폐기물 및 난개발 현안에 대응하며 토론회와 포럼에 참여하고 연대했습니다. 또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함께 '난개발∙환경오염시설에 대한 주민 알 권리 실현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온라인 조례 설명회'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조례∙정책과 같은 제도적 발판을 알리는 일에도 힘을 모았습니다.
틈틈이 농본의 기록들도 발행했습니다. 분기별로 발행한 농農익는 대화 6~8호를 통해 농촌과 자치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담아냈고, 정책브리핑을 통해 행정구역 통폐합의 문제점과 환경정책위원회 조례 현황 및 제정∙개정 방향을 짚어보았습니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추진하던 '대전-충남 통합'에 정부까지 힘을 실어주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충남 통합은 내용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많은데요. 대전과 충남은 지역적 정체성이 다를뿐더러, 규모만 키운다고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생기거나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2010년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해서 만들어진 창원특례시는 통합 이후 인구가 계속 감소해서 2024년 12월 기준 인구 100만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통합이 인구감소나 지역침체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대전-충남 통합의 가장 큰 문제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간의 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조차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서울∙인천∙경기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었습니다. 그간 직매립 장식으로 처리되던 연간 약 51만 톤의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해야 되는 상황에 정부는 해결책으로 '민간 위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문제는 수도권의 민간 소각시설 역시 포화상태라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지방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가깝고 전국 산업폐기물의 약 20%를 처리하고 있는 충북 청주 지역에 쓰레기가 몰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미 소각장 난립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청주 북이면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 중인 송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두고 전국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 등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34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현재 규모의 2배 정도로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정작 지역에는 송전탑만 남고 일자리나 경제적 실익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최근 시행된 '전력망 특별법'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지원금을 앞세워 속도를 내고 있어, 사실상 비수도권을 '전력 식민지'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씨앗 주머니가 활짝 피어난 꽃처럼 보이듯, 한 해의 끝과 시작이 이어지는 시기입니다. 낮고 조용하게 흐르는 시간들이 겹겹이 쌓이고 두터워지며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냅니다. 끝과 시작 사이, 소한과 대한 사이, 회복과 재생 사이... 수많은 '사이' 속에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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