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입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인사를 하기가 어려운 때입니다. 12월 3일 밤 이후로 잠도 푹 자지 못하고,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런 비상한 시국을 풀어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여기저기 기고도 하고, 가능한 날에는 국회 앞에도 가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소망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본이 올 한 해 해왔던 일들도 혼란에 빠진 면이 있습니다. 12월 3일 오전에 국회의원실과 산업폐기물 관련 법안 발의를 논의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밤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진행해왔던 '난개발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조례 제정∙개정 운동'도 당장에는 힘을 더 붙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농촌∙농민∙농사를 위해서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해나가는 '농본'이 되려고 합니다. 이 '안녕'하지 못한 시기를 잘 넘기고, 다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농본레터 정기 발행일인 지난 수요일 전날 밤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로 농본레터 발행이 한 주 늦어졌습니다. 구독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을 빌며 새해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요즘 농본은
주요 활동을 비롯해 농본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슈들을 전합니다.
경북과 충남에서 이어진
조례 제정∙개정 토론회 현장 스케치
지난 11월에는 경북과 충남, 두 지역에서 난개발과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조례 제정∙개정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경북 토론회는 주민대책위를 중심으로 피해 지역의 사례를 공론화하고 조례 제정∙개정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나누었다면, 충남 토론회는 도∙시∙군의원이 직접 참여하여 조례 제정∙개정을 둘러싼 상황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각각의 토론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현장 스케치에서 이어집니다.
농본은 올해 난개발과 환경오염시설에 막아내기 위한 지역적인 대책을 모색하고자 조례 제정∙개정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제정∙개정된 조례안을 조사하면서 농본 차원에서 갈등유발 예상사업 사전고지 조례, 환경정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에 대한 기초적인 조례안을 작성해봤습니다. 농본이 제안하는 난개발∙환경오염시설 관련 조례안을 공유합니다.
《월간 옥이네》를 아시나요?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에서 매달 발행하는 지역 잡지입니다.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 농촌 역사와 문화를 섬세하게 기록하는 이 잡지의 특별한 점은 구독자 60%가 옥천 외 거주자라는 것인데요. 실제로 옥천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월간 옥이네》가 가진 메시지의 힘은 무엇일까요? 박누리 편집장은 "옥천 이야기가 곧 세상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농사 과정에 대한 무관심 속에 친환경(유기농∙무농약) 농가 수가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전 세계 유기농 농지의 절반 이상(2022년 기준 5,300ha)이 자리한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는 호주를 중심으로 친환경 농업을 시도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농부가 자신 있게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고, 시민들은 비싸더라도 아는 농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농산물을 사며, 지역 농산물을 구독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향신문이 (사)한국친환경농업협회가 청년 친환경 농업인과 관계자 등 20명과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진행한 '2024년 친환경 농업 청년 리더 육성 국외연수'를 통해 그 답을 구했다고 합니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손끝, 발끝, 코끝, 귀끝∙∙∙ 신체기관의 모든 끝부분이 시려오는 나날입니다. 한 해를 이루는 열두 달의 마지막 방점을 찍으며 농부들이 쉼 없이 일하던 몸을 숨고르기 하는 시기가 찾아왔지만, 때아닌 사건들로 다시 몸과 마음이 분주해졌습니다. 연말연시에는 고요한 겨울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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